몇해 전 처음 일박을 계획하고 집을 나섰다가
그곳에서 받았던 문화적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여름볕 잘 드는 그늘 없는 한쪽에 자리를 잡아놓고
준비해 간 꼬치며 음식들을 돗자리에 이쁘게 폈다
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소낙비가 내리더라
"잡어!"
누가 먼저라 할것없이 돗자리 양쪽 귀퉁이를 잡고
준비해간 꼬치와 음식들을 고이 들어
작은 돔텐트로 모셔야 했다
당연히 그들을 위해 우린 텐트 밖에서 처절히 희생되어졌다
순간 우리 바로 옆 넓찍한 천막을 공중에 처 놓고
내가 가져 간 낚시용과는 달리 높고 튼튼해보이는 색 좋은 의자에 앉아
마른 담배연기를 내뿜는 그 집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겸언쩍어 나도 담배를 찾았지만 꺼내봐야다
'비 막는 천막 저걸 사야한다'
그 순간 결정했다
멋진캠핑을 할거라고
토요일 오후
늦었는데 파워맨 전화
"어디로 먹었냐?"
난 이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구 ㅋ
그렇게 느닷없이 계획에 없는
이번 캠핑이 시작되고
기억할랑가 모르겠네
내가 전에 얘기하구 갔지
짐 없이 한번오께라구
전 같으면 너네 말고도 넷이 더 필요했지만
집마다 딱 한 리어카 그래서 두개
엉아가 이번엔 줄여왔단다
앞으로 그냥 그러기로 했어
줄였어도 꼬기는 머글라구
이날 닭꼬치는 왜케
맛있는거야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이렇게 된겨?
리어카가 줄으니
함께하는 시간이 확실히 늘어났다
그 여름 그 충격을 받아 집으로 돌아온 우리
천막 이름인 타프를 제대로 몰라
'제트기 같이 생긴 천막' 그거 당장 사자
그리고 튼튼한의자 그것도
당일 현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곳을 찾아내
한걸음에 달려가 몽땅 집어 들었다
그 후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캠핑이 편해졌다. 물론 중간중간 더 편해보이고 큼지막한 거 많이 추가했다
그렇게 천막아래 마른담배 뿜던 그 남자의 살림보다
우리의 장비가 많아졌다 그것들이 다 차에 차곡차곡 쟁여지는 뿌듯함이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
앉아 가족과 함께 도란도란했던 시간들이 자연스레 점점 줄어들게 되고
정비와 뒷정리의 시간이 늘어나니 아이들에게 도울것을 강요하고
참여를 종용하게 되는 내 모습에 약 13초의 반성을 하게 되더라
Camping Redesign
줄이고 낮추자
껴 온 꼬치를 비에 맞추지 않을 정로도만......
머 이게 답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경험으로 미뤄 보아
정답엔 조금 가까울 듯하니
앞으로 light하게 가 보자고
모법스럽게
일찍 일어나 설거지
엥.... 내가 열쉬미
씻어다 놨눈데 -.-
뭘 해도 포스가~
받침대 없음
기우뚱 거리는거 같고
사람 간사하게
있다 없으니 불편하넹
이 시간
딸은
인라인 여전사로 변신
늠들은
즉석에서 만난 대구팀과 2 : 3 매치업
어른들은
개점휴업
엄지발가락 파리는 불쌍
이거 머라고 알려줬는데 까먹었네
그래두 내 눈엔 똑같다규
그렇게 햇살 좋은
봄날 오후
타프밑 그늘도
훌륭했지만
소나무 그늘 밑도
솔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에
적당히 따땃하고 시원하니 좋더라
그래 슬림하게 가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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