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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2 디지로그 digilog

디지로그 digilog

이어령 지음
생각의나무
평점

‘최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신조어(블루오션, 아침형인간...)

를 제목으로 쓴 책이다.‘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여서

저자는 분명 사회적 흐름을 제대로 읽은(?) 젊은 기자나

혹은 사회학자 아니면 컴퓨터를 주업으로 하는 프로그래머가

썼을 거란 생각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내 짐작의 빗나감을 깨닫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책장을 한 두어장 넘기면서부터 시작되는 우리민족의 문화에 대한

해박함과 사회적 통찰의 깊이는 분명 젊은이의 흉내로 아는 지식과

다른 그 무엇이었다.


읽기를 중단한 채 저자의 연보를 살폈더니 아니나 다를까 1934년생..;;

88서울올림픽 당시 ‘벽을 넘어서’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

‘새 천년의 꿈, 두 손으로 잡으면 현실이 됩니다’등

익히 접했던 키워드나 슬로건을 만든 사람이 바로 이어령 선생이었다.


digilog : 디지털(digital) + 아날로그(analog)


어울릴 듯 하면서도 이상하게끔 같이 입력하면 금방이라도 "ERROR" 메시지를

토해낼 것 같은 신조어지만, 한편으론 ‘이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대로가

디지로그세상 아녀?’ 이렇듯이 너무나 친숙한 현재의 우리생활 그 자체이다.


산업사회의 끝은 어디이며, 엘빈토플러의 제3의물결시대는 어디서부터인가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 지으려하는 모호한 행동처럼 디지털의 복합성과 아날로그의

감성이 합쳐진 디지로그 세상은 언제부터인가의 시기는 중요치 않음을,


리처드 도킨스박사의 사회적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는 유전자결정론을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한국인은 정보화시대에 유리한 유전되는 가정적, 사회적

성향의 구조를 이미 가지고 있음을 설명해 나갈 땐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했으며,


저자가 말미에 선언하듯 빛과 어둠이 엇비슷하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세상. 그것이

한국인이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던 그 공간이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는 기분

좋은 시간, 한국인의 시간이라면 과연 각각의 우린 무엇을 준비해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문의 시간을 조용히 갖게 만든다.

 

 

[인상깊은 구절]

 

p 68

선택할 수밖에 없다. 둘이 있으면 하나를 버리고 셋이 있으면 둘을 버릴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인가 디지털인가. 인간 문명은 그 선택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

기러기로 상징되는 디지로그형 새로운 정보사회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p81

기러기에게 배운다 [중략]

그들이 그런 대열로 날아가는 것은 앞에서 나는 새들이 날개를 저으면 뒤에서 따라오는

새를 위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기러기떼는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71퍼센트를 더 멀리 날 수 있게 된다.


p128

지식정보의 신개념은 독점보다는 나눔이, 경쟁보다는 협력이, 그리고 폐쇄보다는 개방이 우선해야 한다는 데서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은 시장의 가격이 아니라 마음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시스템의 인식이다.

Posted by 꿈과열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