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6.6.27)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51)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75).


지난 15일 빌 게이츠 회장이 2년 뒤 일상적인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열흘 뒤인 25일 워런 버핏 회장이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약 37조원)를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우리를 또 한번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게 했습니다.


버핏과 게이츠는 '친구'입니다. 24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1991년 처음 만난 이후 검소한 생활과 일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교분을 계속 쌓아 왔습니다.

특히 게이츠가 2003년 버핏의 고향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를 방문, 버핏의 단골 스테이크하우스에서 10달러대의 식사를 하면서 스톡옵션에 대한 충고를 들은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지요. 이런 두 친구들이 의기투합한 것일까요. 두 친구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들은 우선 기부금의 액수에서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버핏이 기부할 370억 달러는 원화로 약 37조원에 달합니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1년 예산의 61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합니다. 빌 게이츠가 만든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자산도 291억 달러. 역시 29조원에 달하는 큰 규모이지요.


두번째 그들은 자선사업도 '합병'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이 기부금 370억 달러 중 310억 달러를 게이츠가 운영하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외신은 앞으로 게이츠 재단의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2005년 뉴질랜드의 국내총생산(1018억 달러)과 맞먹는 규모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50대 초반의 나이에 '은퇴선언'을 하고 자선사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빌 게이츠나, '자선사업가'로서의 게이츠에 대한 믿음으로 기부금의 대부분을 자신의 재단이 아닌 친구의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버핏이나 대단한 사람들임에 틀림 없습니다.


버핏에겐 이미 자신이 만든 4개의 자선재단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명예'를 높여줄 수도 있는 자신의 재단에는 '적은 규모'인 60억 달러만 내고, 나머지 310억 달러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키로 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는, 정말로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세번째, 상속에 대한 그들의 '건강한' 생각들입니다. 게이츠는 "가족들 몫으로 남길 1000만 달러를 빼곤 나머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여러 번 공언해왔습니다. 100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약 96억원. 큰 돈임에 틀림 없지만, '재벌' 수준은 아닙니다. 게다가 게이츠의 재산 500억 달러의 1천분의 1에 불과합니다. 1백분의 1도 아니고 1천분의 1입니다.


버핏도 항상 "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유산을 남겨주는 건 독이 된다"고 말해 왔다고 합니다. 부자인 부모를 만났다는 이유로 평생 공짜 식권(food stamp)을 받는 일은 반사회적일 수 있으며, 자녀들에게 해가 된다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평생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이 물려주면 자녀의 성취감을 빼앗기 때문에 '독'이 된다는 것이지요.


요 며칠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우리에게 일, 성취, 인생, 그리고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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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리는 예병일의 경제노트 칼럼을 그대로 옮겨옵니다.

인생에 있어 참 행복이 무언지 다시 한번 생각게 하는 것 같습니다.

또 무엇을 위해 오늘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가져야되는지도 말입니다.


Posted by 꿈과열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