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도착이 끝이었던 여행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여행과 달리 캠핑은
목적지에 도착한 그 순간
예외없이 여행의 출발선에
선다
그래서 여운이 길고 깊다
이번엔 푸~욱 쉬다 오는
캠핑으로 결정
컨셉에 부합되는 캠핑장으로
새해 첫 캠핑부터 좋은 인상을 주었던
남이자연휴양림으로 만장일치 합의
최첨단 제설장비를
도둑 맞았다
발로 쓱쓱 폈다
설상가상(雪上加霜)
녹았을 줄 알았던 눈이 바닥에 그대로닷
뒹굴거리면 녹겠지 머
지난번에 멀쩡했던
화장실마저 잠겨있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캠핑하러 왔는데욤!" 했더니
"동파때문에 폐쇄 했습니다. 아래쪽이나 위쪽 간이 화장실 이용하세욧!"
"헉;;"
아마 통화하신분은 캠핑여행을 다녀보지 못한게 분명하다..;;
화장실만 쓰면 되는줄 아나보다.
물은 어디서 기를까요? 물을려다 참았다. 그거 물으면 돌아가라 할 거 같아서...
이럼 안된다... 진짜 안된다...
전 후기에 남겼듯 인삼 약초 건강 웰빙 울트라파워 금산이
이 아름다운 남이를 ...
흑흑
사전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폐쇄안내를 좀 해줘야지......
더 먼곳에서 찾아온분이 있을텐데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겠다
차를 다른 곳으로 돌릴까?
너무 늦었다!
번뜩!!!!
우리가 누군가
한때 찬란하고 화려했던
대한민국 예비역들 아닌가
'옆 계곡 얼음을 깨자
'올커니~!'
'물을 얻을 수 있을꺼야!'
'암만~!'
망치로 신나게 두들겼다
얼음이 두텁게 끝까지 얼었다
물은 없었다
누가 먼저라 할 거 없이 눈을 퍼 담았다
그 밤
물통도 우리도 눈물을 흘려야 했다
양상추를 생수로 씻어서 인가
셀러드가 더 맛있다
그렇게 도착 후 늦은 식사를 마쳤다
한우, 랍스타에 자연산회에 거위간요리 망고푸딩으로 마무리 한 식사였으나
너무 자주 먹는 요리여서 식상하므로 위에 풀 사진 빼곤 안 올린다
어쨌든
엉클들은 물이 나오든 안 나오든
게임 버그 공유중에 바쁘시고
해장전문 길씨와 고쉐프는
3일치 물(?)들을 하룻밤새 가뿐히
처리해 주시는 신공을 발휘한다
아침에 나와보니
눈이 또 또 또 내린다
넌 좀 쉬어야겠다
언젠가 푸르렀을 초록
백에 자리를 내주니......
제법 근사하자너
잘 잔 모양이다
이젠 눈이 익숙한 윤서
에네르기파 잘못 날리고
부상 당한 인준
승현엉아는
광선검 들고
아침이 꿀맛이지
전에 예약하지 못해
체험하지 못했던
공작교실을 텐트에서
1:30 타임으로 급 예약을 마치고 찾아간다
물통맨 등장
아이들이 체험하는 사이
이곳엔 분명 물을 기를 수 있을꺼야
차분한 학습장 건물
헉 닫혔다
분명 예약했는데...;;
예약시간 늦지 않으려고 부랴부랴 왔는데....
한참이 흘러 금산군청에서 전화가 왔다
하루전날 예약만 가능하단다...;
이래저래 뭔가 잘 안 맞는다
돌리는
발걸음이 무겁다
남이자연휴양림 점점 실망이다
한참을 뒹굴거리다
닭꼬치 도전
설겆이맨, 제설맨, 물통맨 ......
어쨌든 그 맨이 투X리에서
꼬치소스를 구해왔는데
향과 맛이 일품이더라구
꼬치맨~으로 불러주마
다음날 아침
좀 일찍 서둘러 철수
아침 햇살이 좋다
캠핑은 돗자리
역시 바닥모드가 진리
눕고 기대고 다리도 펴고
댕굴댕굴 편하다
무엇보다 눈 녹아 그 질퍽질퍽한 흙과 국물
신경을 안 써도 되니 ...
아이폰 테더링으로
노트북 인터넷 맘껏 쓰고
가만
저 늠들 뭐하는거야
뭔가 하는거 같은데
이늠들
눈으로 배수로를 막았다
군청 산림과 신고 완료
현상수배 $5,000,000
일당들 잡혀 들어가기전 한컷
텐트 걷다보니 죄다 얼어있다
녹이면 전부 물인데 ㅋ
그렇게 아쉽게
이번 여행도 정리한다
어른은 캠핑장에서 푹 쉬고
아이들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푹 쉬었던 이번 캠핑
물이 없고
예약이 어긋나고
아무것도 이용할 수 없고 누구도 만날 수 없었던
오지 아닌 오지에서의 캠핑이었지만
흰 도화지에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전부 디자인하고
채색했던 캠핑이어서인지
깊이가 있었던 여행
그렇게 끝이 난다
p/s 설 명절에 충남 서천에 있는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에 다녀왔습니다
내 고향 금산과 너무 다르게 휴양림을 운영하는것을 보고 왔지요
배가 아플 정도로 완벽하게 또 기분좋게 대하는 그곳을 후기를 정리하며 비교해보니
잘 이용해 놓고 주제넘는 소리일지 모르나
금산! 벤치마킹을 좀 더 서둘러야 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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